눈감고 탈출구 찾기 by HwanKook

불확실성이라는 건 대체로 실패의 여지를 남긴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갯속에 갇혀 있을 때의 우리는 그 안개를 벗어나야만 비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물과 타인과의 충돌을 피할 수가 없다.

​불확실성은 개척된 레드오션보다 개척되지 않은 블루오션에서 더 높다. 그런데 이미 매뉴얼이 정립됐다고도 말할 수 있는 레드오션은 불확실성이 덜한데도 블루오션보다 실패하기가 쉽다. 경쟁이 가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볼 때 불확실성이 높다고 실패의 여지가 높은 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면 불확실성이 높아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보다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대표적으로 불확실성에서 헤엄치는 분야이다. 시장은 마치 유기물처럼 움직인다. 투자자 모두가 리바이어던처럼 모여서 하나의 유기체가 된다. 어제 장에 뉴욕거래소에서 곡물가격의 하락이 그 다음날 한국 주식시장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주식시장은 굉장히 복잡하게 엮여있어서 그런 불확실성 앞에서 쉽게 승리하기는 어렵다. 앞을 내다보는 투자자는 불확실성에서도 목적지까지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수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수영하는 도중에 길을 잃을 수 있다.

​어느 MMORPG 게임은 어떤 값비싼 무기를 강화시켜 더 센 무기를 얻을 수 있게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강화시킬 때 그 무기가 확률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유저들이 계속 강화하는 이유는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현금 거래할 때 희귀한 만큼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어서 아니면 본인만의 천하제일 검을 갖게 돼서 또는 그것도 아니면 그 파괴될까 안 될까 하면서 느끼는 스릴을 즐기려고 등등이 있을 것 같다.

​도박은 대표적으로 불확실성을 수반하는 중독 행위이다. 그리고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중독 중 하나 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겨우 몇 백 원의 돈이 걸린 놀이를 할 때도 이기면 쾌감을 느끼고 지면 분하지만 그래도 이건 말 그대로 애들 장난이다. 성인이 되어 도박판에서 중독된다면 가산을 탕진할지도 모르는 생존이 걸린 문제로 탈바꿈한다. 도박은 도박판을 조작하지 않는 한 능숙함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결국 둘 다에게 불확실하다. 그런 불확실성을 뚫고 돈을 따게 되면 도파민이 솟는 느낌을 수반한 쾌감이 들 것이다. 불확실성이 없는 게임을 한다면 아마 그건 우리가 하는 게임과는 괴리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나를 둘러싼 불확실성들 사이에서 어떻게 확신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그런 내가 생각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확신하는 법은 특별할 게 없다. 최대한 관련 데이터를 많이 모으고 공부하듯이 여러 번 되풀 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자고 나거나 다른 것에 생각을 환기 시켜보면 나중에 언뜻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빌미를 얻기도 한다. 앞의 과정을 답습하는 것에 가깝지만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끝가지 머릿속으로 정리까지 해주면 된다. 정리를 하면서 사람이나 문제에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마련이고 이게 확신으로 가는 최선 아니면 차선 중 하나가 될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지금 이런 주제의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알 수가 없다. 다만 불확실성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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